마루타를 보고

마루타,그말은 일제의 생체 실험에 쓰인 인간의 별칭이다.

일제는 일종의 세균전을 위해,자국의 소위 성전을 위해 이렇게

인간을 실험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매번 나오는 끔직한 장면 장면들..

인간이 같은 인간을 어떻게 그럴수 있을까 하면서도 나는 내 자신의

의외의 처연함에 스스로 놀라게 된다.

내 자신의 비정함,무감각함에 새삼 나자신의 변화를 느끼며 사람들의

이기주의를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백문이 불여 일견이라 했던가?

수도 없이 들어온 일제의 잔학함,관동 대지진 후의 우리조상을 향한

일제의 대량학살과 일제36년간의 피흘림이 보다 현실적으로 나에게

다가오면서 아직까지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못하고 과거를 부정하고

자신을 옹호하며 군국주의적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의

현 몇몇 위정자들과 그 부류의 인간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바다.

중1때 한 친구가 보여준 일제의 생체실험에 관한 책을 다시금 떠올리

며 인간에 대한 혐오감과 무정한 세상에 대한 무력감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어디 일제만 그러했던가?

영국인의 인디언 살상,독일 나치즘의 유태인 학살,백인의 흑인에 대한

잔학성 등등 기나긴 세계의 역사속에서 우리 인간은 잔학한 동물적

근성과 이기주의적 속성을 마음껏 과시해 왔다.

거기에 일제가 한 일익을 담당했을 뿐인 것이다.

하지만 일제에 의한 우리의 고난과 숨막힘을 우리는 단순히 과거의

일로 치부할수는 없다.깨끗이 잊어 버리기에는 우리의 고통과 폐해가

너무 컸다.하지만 그 잊지 않음이 일제의 그것으로 나타날수는 없다.

세상은 변했다.우리는 우리에게 그러했던 일제의 그 일제를 선호하고

그 옛날을 잊었음인지 아직도 일제의 그 그늘밑에서 경제적으로 또

예속당하고 정치적으로 보이지 않는 아부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걸 박차고 나와야 한다.다가오는 2000년대에는 일본을 앞서야 한다.

과거의 분풀이를 그것으로 풀어야 한다.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갔지만 우리가 마루타를 보고 느껴야 할것이

과연 무엇이 겠는가?

그 희생된 사람을 위해 기도를 해 주어야 되겠는가?

일제의 만행에 치를 떨어야 하는가?

역사 공부에 도움을 주었는가?

다만 징그러움만을 느껴야하는가?

다 아니다.우리는 그것을 현실로 전환시켜야 한다.

현실에 동기를 부여하고 우리에게 오기를 불어 넣어 주어야 한다.

다시는 그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를 채찍질 해야 한다.

과거의 무력했던 우리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마루타를 보면서 주인공이 누구일까 생각해봤다.

내눈에는 그 어린 일본군 초년병 이름은 분명치 않지만(아마 가와사킨가

그鲝던것 같다)그 애같다.

그애를 통해 인간에 숨어 있는 근본적 감정,즉 사랑을 나타내고 그것의

힘 모자람이 나의 몸이 피곤함으로 축 쳐지듯 힘 없이 무너지는 것이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그러나 인간자신을 사육하고 울타리 씨우는 그

어떤 힘에 인간은 자신을 잃어가고 힘을 잃는 것이다.

나는 그애에게서 그 힘잃음을 느꼈다.

그 화장터의 그 노인은 어떤가?

현실에서 자신을 포기한, 현실에 완전히 동화된, 인간의 어떤 의지를 상실

한 오늘날의 사람을 보는 것 같지 않은가?

그 영화 처음에 나오는 말(友好歸友好 歷史歸歷史)처럼 역사는 역사지만

과거는 과거이다.현실은 아니다.과거를 되씹으며 현실을 잃을수는 없다.

과거는 과거로 남고 우리는 현실과 미래를 보며 나아가야 겠다.

1990.4.2.월요일

임 도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