序 說

세계경제는 한동안 <UR체제>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 UR체제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되어 갈지는 아무도 확단할 수 없다. 너무나 야심적이라 그에 따른 불확실성도 사방에 널려 있다.

무역전쟁이 치열해질 수록 강대국 위주로 경제질서는 짜여갈 수밖에 없다. 유럽국가들이 EC로 통합하면서 미국과의 협상력이 눈에 띄게강화되었고, 결과적으로 UR에서 가장 많은 실속을 챙긴 것이 대표적인 증거이다. 상대적으로 힘없는 나라,개도국들은 상대적 불익을 감수해야 했다.

한국경제가 지향해야 할 바는 UR가 주도해 주는 무역장벽 완화의 이삭을 최대한 수확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한국경제 자체의 경쟁력이 문제이다.

UR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금융실명제에 비교할 수 없는 일이다. 당장, 그리고 구체적인 경제개혁을 で개방과 경쟁と이라는 명제아래 강요하게 될 것이다.그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 지는 개방의 파장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날 농축산업 부분에서 나타날 것이다.

1. 우루과이 라운드(UR)의 뜻과 발생배경

1930년대 들어 각국의 보호주의가 경쟁적으로 확산되어 두 차례의 세계대전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결국 자유무역을 확대하지 않고서는 세계 모든 나라들이 함께 손해를 보게된다는 반성이 일게 됐다. 국가간 자유로운 무역의 확대방안을 찾던 각국은 2차 대전이 끝난 1947년 미국의 주도로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모은 끝에 자유무역을 위해 で관세 무역 일반협정と(GATT)이라는 이름의 국제협약을 만들었다. 대표적인 보호주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관세율을 낮추고 각종 비관세 장벽을 철폐해서 자유무역을 신장시키자는 일종의 국제적인 규약을 만들고 이 협정에 가입한 각국이 이를 지키도록 감시하는 사무국을 만든 것이다.

GATT는 지금까지 각 나라가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여러 협약을 만들고 실천에 옮기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해 국제교역에 있어서 입법기관과 국제경찰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우리나라가 GATT에 가입한 것은 67년 4월이며 현재 이 기구에는 전 세계 111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다.

UR가 나오기까지 GATT는 모두 일곱차례 대규모적인 국제협상을 가졌다. 설립직후부터 50년대 말까지 계속되었던 4차례의 협상은 모두 で관세협상と이라는 이름으로 수입상품에 매기는 관세율을 줄이는 방법을 통해 각국의 보호주의를 없애나가자는 논의였고 이후 60년부터 2년동안에는 당시 미국무장관이었던 딜런의 이름을 따서 딜런 라운드 협상이 벌어졌다. 64년부터 67년까지는 미국 대통령이었던 케네디가 주창했다고 해서 케네디 라운드,73년부터 79년까지는 일본의 동경에서 처음 논의되기 시작해 동경라운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동경라운드까지의 7차례 국제협상은 주로 상품의 자유로운 교역방안에 초점이 맞추어졌는데 80년대 들어서면서 상품뿐만 아니라 은행업무 등 서비스 시장의 개방이나 책의 무단복사등을 금지해야 한다는 지적재산권보호의 필요성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일기 시작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성숙돼 86년 9월 급기야 새로운 무역협상을 벌이기로 각국이 합의했다.새로운 라운드를 벌이기로 한 자리가 바로 우루과이의 푼타 델 에스테市여서 지금까지 벌인 국가간 무역협상의 이름이 우루과이라운드가 되었다. 한때 서울에서 열린 세계통상장관회의가 이 문제를 논의,우루과이라운드는 자칫 서울라운드가 될뻔 했었다. UR란 결국 새로운 교역 질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GATT를 중심으로 세계각국이 벌인 여덟번째 협상이다.

2. UR협상과정에서 나타난 미국의 이중성

UR회원국은 무려 116개국에 이르지만 미국과 유럽공동체의 실세만 보일 뿐 나머지 1백여개국의 존재는 이 두 で경제거인と에 가려 티끌처럼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대국주의가 판치고 있는 곳이 바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테이블이라는 것이다. 이 대국주의는 특히 미국중심의 대국주의이다. 1993년 12월 15일로 정해진 이른바 で시한と이라는 것조차도 미국의회가 정해놓은 신속협상권한에 따른 시한일 뿐 다른 115개국의 의사와는 관계가 없다.

미국의 대국주의는 이러한 시한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자유무역을 외치면서도 자유무역에 반하는 무수한 보호주의 법률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 하고 있는데, 반덤핑법을 비롯하여 통상법 301조 등이 그것이다. 미국의 의도는, 무역분쟁이 일어났을 때 세계적인 규범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들 자신의 무기인 국내통상법으로 다스리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대국주의는 또한 자국에 유리한 시장은 개방하면서도 불리한 시장은 섣불리 개방하지 않으려는 이중성에서도 발견된다. 섬유,철강제품에는 높은 관세장벽과 쿼터제를 두고 다른나라에는 영화시장,농산물 시장등의 개방을 강력히 주장해왔다. 농산물에 대한 보조정책도 마찬가지이다. 농업보조금을 줄이자고 주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은 스스로 농산물 보호정책을 펴왔다. 면화,설탕,낙농제품,땅콩 등은 이른바 가트면제품목으로 미국이 마음대로 수입제한을 할 수 있다. 이 밖의 농산물에 대해서도 미국은 줄곧 가격지지정책과 소득보장정책을 취해왔다.

미국이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우루과이라운드 협정체결로 설령 이러한 국내농업보호정책이 축소된다 하더라도 해외시장개방으로 미국농업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은 것에 비해 우리의 농업은 고스란히 앉아서 잃기만 하는 비운을 맞게 된다는 점이다.

참고 > 프랑스의 UR협상과정과 결과

한국과 일본의 정치지도자가 국민에게 사과하면서 쌀시장을 열고 있을 때 발라뒤르 총리는 で프랑스의 승리と를 선언하고 있었다.

프랑스는 12월 10일 발표된 EC각료회의 성명에 で오디오,비디오 부문은 예외적이고 별도의 대우를 받는다と는 구절을 집어넣는데 성공했다. 이것은 낙후된 프랑스 영화산업보호문제를 EC전체의 과제로 확대시키는 효과를 만들었다.

프랑스 내에서는 협상기한에 대해 기한을 넘길 수도 있다는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는 で시한에 쫓겨서 국익을 양보하는 게 협상의 최하수と라는 응원도 있었다.

EC협상팀들이 내놓고 있는 주장들은 대부분 프랑스의 것이었다. 특히 농산물과 오디오,비디오는 미-EC협상이라기보다는 차라리 美-佛협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발라뒤르 총리는 농산물협상 타결이후에도 정부 보조금 수출농산물 삭감을 상쇄할 수 있는 對 농민 보상제도,휴경지확대제한 등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3. UR농산물 협상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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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 | 관세화 10년 유예. 최소시장 접근 |

| | 10년간 1-4%. 10년째(2004년 초) |

| | 재협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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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고기 | 쿼터방식 수입 2000년까지 연장. |

| | 쿼터량 확대.2001년1월부터 43.6% |

| | 관세부과,완전개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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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고기 | |

| 돼지고기| 97년부터 고율관세로 완전개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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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마| 97년부터 상한설정 양허관세부과방식 |

| 늘,참깨,| 으로 완전개방 |

| 양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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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옥 | 95년부터 관세상당치부과,완전개방 |

| 수수,콩,| |

| 감자,고구| |

| 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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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쌀개방이미치는 영향

1) 농촌에 미치는 영향

농촌과 농민은 끝내 해체되는가? 전문가들은 쌀이 개방되고 정부가 이른바 신농정이 뿌리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2000년대 이전까지 농촌은 농작물을 재배하지 않는 광범위한 휴경지에 잡풀만 무성하고 대부분이 50-70대인 이시대의 마지막 농민들은 도시 변두리 지역의 도시빈민으로 대거 편입될 것으로 전망한다. --> 도시까지도 그 영향권에 들 것.

쌀시장 개방은 농민의 삶만 뿌리 뽑는 것이 아니다. 존립기반을 농민과 농촌에 두고 있는 농협과 농약상,종묘상,비료상,농기계상 등 관련업계 종사자들에게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 뻔하다. 특히 아직까지도 농업인구가 전체 도민의 30%이상을 차지하고 농가소득 역시 50%안팎인 전남북과 경북,충남북 등의 경우 쌀수입 개방에 따른 타격은 훨씬 심각할 것이다.

잇따른 영농의 포기로 유휴농지와 농지전용이 크게 늘어날 것이므로 대규모 곡창지대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농토가 없어져서 미국 등 쌀수출국들이 쌀값을 대폭 올리는 등 식량 무기화 정책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2) 노동계에 미치는 영향

노동계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고용문제이다. 장기적인 불황으로 대량실업이 예고되고 쌀시장 개방으로 인한 농촌인구가 대규모로 도시유입되고 이에 따라 인력시장의 엄청난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도시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이 전반적으로 하향조정되는 것은 물론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노동계의 노력도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 노동부 분석

2000년까지 농림어업분야에서의 자연감소인구는 대략 90만명 정도로 추정.

쌀 등 농산물 시장개방에 따른 영향으로 100여만명이 추가로 농촌이탈하여 2000년까진 모두 200여만명이 도시로 몰릴 것.

5. 쇠고기 수입개방의 영향

쌀재배 농가 다음으로는 우리 농가의 34.4%가 참여하고 있는 한우 사육농가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한미협상에서 양국은 BOP방식에 따른 수입개방을 3년 6개월 늦춰 2001년 1월 1일로 하되 관세를 43.6%로 올린다는데 합의했다. 현재 수입 쇠고기는 국내 쇠고기 전체 수요량의 44%인 9만9천톤이 수입되고 있다. 95년부터 쇠고기 수입쿼터를 매년 2만톤씩 늘려 2000년에는 22만 5천톤을 의무수입하기로 했는데 작년 국내 쇠고기 소비량이 22만 7천톤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국내 축산업을 포기하는 결과가 된다.

국제 소값을 보면 한우는 400kg기준 큰소가 220만원이지만 미국산은 60만원, 호주산은 30만원에 그쳐 수입 소고기의 관세를 300%는 부과해야 겨우 가격 경쟁이 될텐데 43.6%의 관세로는 우리 축산 농가의 몰락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6. 개방 작물의 현주소

이미 수입되고 있는 밀,콩,옥수수 등 개방작물들은 굴러들어온 돌이 박혀있던 돌을 밀어내는 형국을 연출했다.

1) 밀

60년대까지 밀의 자급율은 30-40%에 달했으나 70년대부터 들어온 값싼 수입밀에 밀려 생산량이 계속 줄어들다 84년에는 정부의 수매마저 중단. 최근 밀의 자급율은 거의 0%. 종자를 구하기조차 힘든 지경.

2) 콩

과거 자급율 100%를 자랑했던 콩은 60년대부터 수입콩에 밀려 자급율이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해 올해에는 불과 20%. 현재 수입콩을 사들이고 있는 식용유 생산업체들은 수입물량에 따라 일정량의 국산콩을 사도록 되어있으나 농산물 시장이 완전히 열려 이같은 의무규정이 없어질 경우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논두렁의 콩마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으로 우려.

3) 옥수수

60년대 중반 자급율 55%에서 최근에는 1%수준. 수입량은 80년대 이후 매년 8-9%가 늘어 지난해에는 8억4천7백만 달러에 달했다.

4) 기타.

60년대 수출용 원자재로 수입되기 시작한 면화는 당시 나일론에 밀려 가뜩이나 고전하고 있던 국산 면화를 초토화. 91년에는 수입 바나나가 제주도의 바나나 농가를 거의 폐농으로 몰고갔다.

7. 농업정책의 두 방향

1) 농업보호론

정부가 더욱 강력한 보호정책을 써야 한다. 지난 30여년간의 경제개발과정에서 농업이 소외되어 왔고 오늘의 상황도 이러한 사실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우루과이 라운드로 상황이 바뀌어도 식량안보와 농촌경제의 부흥을 위해서는 농업확대가 필요하고 농민에 대한 각종 보조금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본다.(식량 자급체제의 수립이 국가안위와 직결된다.)

2) 비교우위론

생산성이 낮은 농업을 통해서는 농민 및 농촌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고 도시의 산업자본이 농촌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본다. 식량안보를 낡은 개념으로 간주하고 국제적으로 식량을 확보할 수 있는 국부와 능력을 갖추면 된다고 한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농업투자보다는 여타 비교우위산업에 투자해 국력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참고 > 식량안보론이란?

# UR협정의 농업에 관한 합의안 12조의 수출 금지 및 제한에 관한 규정

: 농산물 수출국이 수출 금지 또는 제한을 실시할 경우 수입국의 식량안전보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충분한 배려를 해야 한다. 규제를 실시하기에 앞서 수출제한의 형태와 기간 등의 정보를 농업위원회에 통고해야하고 수입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이에 관한 협의를 한다.

 

쌀시장 개방에 대한 반대논리로 가장 빈번히 거론되는 것이 식량안보론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로, 70년대까지 전세계 농산물 수급이 공급 부족상태였고, 둘째로, 미국이 소련의 아프카니스탄 침공에 대한 보복조치로 80년 6월 부터 81년 4월까지 對蘇 곡물 禁輸조치를 실시한 것과 같은 농산물 무기화 전략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비판론이 있다. 80년대 들어서 세계 농산물 시장이 구조적인 공급과잉상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오마에 겐이치 --- 전쟁이 발발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외에서 식량공급이 완전히 끊기는 상황을 상상하기 어렵다. 유사시의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쌀보다 더 중요한 석유비축분이 고갈되면 밥을 지을 에너지가 없어져 식량안보는 공염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