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커피가 국내에 들어와 다양한 메뉴를 즐기는 오늘까지도 직접 만들어 마시는 커피는 드롭식을 떠올린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보급률이 낮은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으나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흔히 접할 수 없었던 것도 한 몫 할 것이다.

드롱기의 에스프레소 머신 ‘EC-200’은 가정, 소규모의 사무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은 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몇 백 만 원대의 고가품이다. 가정용으로 나오는 자동 머신도 1백 만 원대로 자동 머신과 반자동 머신은 가격 차이가 있다.

자동 머신은 갈지 않은 원두와 물만 넣어주면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고 여러 잔을 계속해서 뽑아낼 수 있다. 이 외에도 자동 머신은 반자동 머신에서 해야 하는 몇 가지 절차가 생략되어 사용이 편리하다. 반자동 머신은 자동 머신보다 커피를 추출하고 청소할 때 손이 더 가지만 가격이 저렴해 대중성이 있다.

 

 

 

 

 

예열을 위해 커피를 담지 않은 빈 필터 홀더를 끼운다. 스팀 튜브는 회전을 하는데 안쪽에 놓으면 필터 홀더가 끼워지지 않으니 바깥쪽으로 돌려 놓는다. 필터 홀더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리면 되는데 마치 압력밥솥의 뚜껑을 닫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밥솥의 뚜껑을 닫을 때처럼 ‘딸깍’하고 맞물리며 끝나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필터 홀더의 손잡이가 거의 중앙에 위치하고 움직이지 않을 정도면 된다. 끼우기 시작하는 위치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 헷갈릴 수 있다.

 

 

 

 

제품에는 2개의 ‘필터 홀더’가 들어있는데 크레마 장치가 부착된 필터가 있는 분쇄 커피용 필터 홀더와 파드를 사용하는 필터 홀더가 있다.  분쇄 커피용 필터에 약 7g 정도의 커피가루를 넣고 오른쪽에 있는 원반처럼 생긴 ‘커피 다짐대’에 필터를 맞추고 힘을 주어 다져준다. 이것이 탬퍼링인데 필터에 채워진 커피 가루를 편편하게 다듬고 힘을 가하여 눌러주는 작업이다. 이 탬퍼링도 커피의 맛을 좌우한다고 알려져 있다. 충분히 다져주지 않으면 커피가 연하고 색이 옅고 지나치게 단단히 다지면 커피가 진하고 쓰다.

 


 
 
 

 

 

 

 

 

 

 

 

 

기호에 맞게 커피와 우유를 혼합하면 커피 만들기는 끝이다. 우유 대신 뜨거운 물을 넣어 농도를 조절하고자 할 때는 예열을 한 커피를 추출할 때와 같이 ‘에스프레소 작동 위치’인 오른쪽으로 다이얼을 돌린다. 뜨거운 물을 담을 컵을 카푸치노 노즐에 대고 스팀 스위치를 ‘+’로 돌리면 뜨거운 물이 나온다. 물과 함께 약간의 스팀이 함께 분사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그 다음 과정은 청소다. 우유가 묻은 카푸치노 노즐부터 닦아주는 것이 좋다. 우유가 말라버리기 전에 닦는 것이 편하다. 우유를 거품 내는 것처럼 스팀 스위치를 돌려 스팀을 뽑아내고 카푸치노 노즐을 빼낸 후 닦는다. 그리고 스팀 튜브도 닦아준다.

 

 

 

 

마지막으로 필터 홀더만 청소하면 되는데 고운 커피가루를 사용하다 보니 여러 번 사용하다 보면 촘촘한 구멍에 커피 가루가 남기도 한다. 샅샅이 청소하고 싶을 때는 필터 뒷부분에 있는 검은색의 크레마 장치를 풀어주면 필터를 완전히 분해할 수 있다. 촘촘한 구멍이 커피 가루로 막혀 있으면 가느다란 핀 등으로 뚫어준다.

커피를 내리는 동안 그윽한 커피향, 맛좋은 에스프레소 모두 만족스럽지만 드롭식 머신에 비하여 뒷처리에 손이 더 가는 편이다.

 

 

동글한 느낌의 EC-200은 작고 귀여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흔히 보던 드롭식 커피 머신과는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어 부엌이나 사무실에 놓았을 때 주변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컵을 얹어 놓아 데울 수 있도록 제품의 위쪽이 평평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제품은 한 번에 여러 잔의 커피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커피를 한 번 뽑고 필터에 남은 원두를 치우고 새 커피가루를 담아 다시 추출해야 하는 과정이 반복되어야 여러 잔의 커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에 2잔 정도만 만들면 되거나 시간적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더없이 잘 어울린다. 버튼만 누르면 나오는 자판기 커피, 뜨거운 물만 부으면 되는 인스턴트 커피와는 다르다. 한 잔의 깊은 맛을 지닌 에스프레소를 위해 몇 분의 시간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반자동 머신의 매력 중 하나가 사용하는 사람의 숙련도에 커피의 맛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커피의 맛은 원두의 상태, 분쇄의 정도, 탬퍼링, 추출시간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데 이 중 탬퍼링은 사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 매번 만들 때마다 자로 잰 듯 동일한 커피 맛을 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점들이 디지털 시대를 살면서 아날로그와 접선하고자 하는 최신 트랜드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