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송년 여행을 다녀와서..

한국 나이 37세..
드디어 끝이 났다.

그것을 기념.. 또는 한탄하는 2007년 송년 여행을 이젠 정기적인 행사지로 분한 제주도로 다녀 왔다.
다행히 마지막 날 12월 31일이 월요일에 낀 관계로.. 4일의 연휴가 있었고.. 그 마지막 3일을 송년 겸 신년 맞이 제주 여행으로 다녀 온 것이다.

지난 2번의 제주 여행을 통해.. 이젠 그리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는 것은 아니나, 그래도 집을 떠나 야외로.. 바다 건너 멀리 떠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특히 비행기를 타고.. 차를 렌트하고.. 이리저리 원하는 곳에서 잠을 청하고.. 맛난 것을 찾아 헤매이고.. 그 자체가 여행이다.

일단 출발은 순조롭지 않았다.
부서 송년회에서의 무리.. 겨우 버틴 다음 날.. 종무식.. 그리고 뻗음..
그리고 다음날의 집 송년 모임.. 엄청난 과음.. 부족한 잠.. 엉망이 된 집안 꼴..
일어나자 마자.. 그 사단난 집안 꼬라지를 놔두고 대충 짐을 챙겨서 김포 공항으로 향했다.
숙취와 머슥한 속으로 그 가는 길이 참으로 괴로웠고..
변경된 버스 시간표로 30분이나 추위에 떨며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제주행 비행기가 계속해서 결항이라는 문자 소식들...
속으론 차라리 결항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김포 공항 도착.. 다행히 출발하는 오후의 그 비행기는 결항이 풀렸다.
그와 함께.. 머슥한 속도 일단 베트남 쌀국수로 임시로 잠재우기...
비행기 안에서는 무척 마음에 드는 스튜어디스를 만나.. 잠시 행복감에 빠져드는 유치함..
제주 공항에 도착할 때는 강풍으로 비행기 요동을 쳤는데.. 그래서 다시 속이 머쓱~

차를 렌트하고.. 목적지를 중문 관광단지로 하였고.. 숙소인 허름한 한국 콘도에 체크인..
4명~8명은 충분히 소화할 듯 싶은 방이어서 왠지 좀 아쉬웠다.. 좀 더 많이 왔었으면...
온돌방과 침대방이 있었는데.. 침대방은 거실 겸 키친이었다.
허름했지만.. 창으론 바다가 보였고.. 온돌방은 따스했다.. 사람의 자취는 찾기 힘든 것이 최대 단점..

중문 단지의 하얏트 호텔, 신라 호텔을 산책한 뒤..
제주의 온갖 갈치 음식이 모인 세트 메뉴를 '제주 미향'이라는 식당에서 맛나게 하고..
대형 수퍼인 K마트에서 야참과 아침 거리를 사서 드디어 호텔로 골인~
MBC 연기 대상과.. 이런저런 TV 프로그램으로 첫날의 여독을 달래 본다.

둘째날..
일단 늦잠으로 하루의 시작은 늦었고.. 거의 12시가 되어서야 체크 아웃..
목표는 크게 잡았으나.. 욕심을 버리고 중문 근처의 유명 장소를 부담 없이 찾았다.
이미 가 본 테디베어 박물관에서 가볍게 구경하고.. 관내 롯데리아에서 사진 찍기 기술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소일..
천제연 폭포를 오랜 만에 가 보았는데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고.. 여미지 식물원은 처음이었지만 끝까지 들어가기가 꺼려졌는데.. 결과는 대 만족..
현금 카드를 식물원 내 현금 인출기가 먹는 사태로 30분 이상 나오지를 못했는데.. 이에 해는 이미 져 버리고 말았다.. 시간은 대략 6시쯤..

강풍과 폭설로 인한 비행기 결함이 걱정되어..
바로 제주시 근처로 올라가서 12월 31일 마지막 밤을 보내는 일정과...
중문의 하얏트나 신라 호텔 송년 행사에 참석하는 일정으로 고민을 하다가.. 결국 중문에서 그냥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새벽 같이 제주시로 가는 방법을 선택하고.. 근처의 펜션이나 민박을 구하기 시작했다.

펜션은 5만원.. 예약했고.. 알아보니 민박은 겨우 2만5천원.. 좀 아쉬웠다.. 잠만 잘 텐데..
저녁부터는 눈이 정말 많이 왔고.. 하얏트 호텔과 신라 호텔은 송년 행사의 분위기기 무르익기 시작했다. 일단 '마당 깊은 집'에서 고등어 조림을 먹고.. 가볍게 마사지를 받고.. 송년 행사에 참석.. 샴페인과 맥주를 마시고.. 빙고 게임도 했다.. 그리고 자정이 다 되어.. 드디어 2008년 신년 카운트 다운... 이후 사람들은 급속도로 흩어져 버렸다.

숙소로 향하는 길.. GS에서 야참을 사들고 가서 가볍게 먹고.. 뜨끈한 펜션 방에서 TV 시청.. 여유..
그리고 2007년에서 2008년으로 넘어가는 수면..

새벽 6시.. 기상을 하고.. TV를 틀어 일기 예보를 확인하면서.. 짐을 쌌다.. 그렇게 7시.. 밖을 나서는데.. 눈이 예상 외로 엄청나게 많이 와 있다. 완전히 예상 외.. 갈 길은 멀고.. 시간은 부족한 데.. 눈이라니.. 이리저리 갈 길을 알아보고.. 비행기 결항을 확인해 보고..
무엇보다 스노우 체인을 채우는 데만 거의 1시간이 걸렸다. 다행히 그 이후의 길이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막히지 않아서(차가 거의 없었음) 1시간 정도에 제주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렌트카를 다시 반납하고.. 긴급하게 체크인.. 표를 받고.. 수하물 검사를 거쳐.. 면세점 에서 양주 한병과 세안제를 좀 샀다..

그리고 비행기 안...
모든 걱정이 사라지듯.. 졸음이 왔고.. 안은 따스했고.. 하늘의 햇볕은 강렬했다.
1시간 만에 김포 공항 도착.. 다행히 수지 가는 버스가 바로 왔고.. (1시간 간격) 날씨는 화창했다.. 물론 기온은 매우 낮았지만..

2박 3일의 제주 여행.. 그 세 번째..
외로울 수 있는 여행을 함께 해 준.. 후배 손형철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원래 여행하는 것도 취향이 가지가지라.. 이런저런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텐데.. 참으로 잘 따라 주고.. 힘든 일도 많이 해 준 것 같다..

예기치 않은 일들이 많이 발생해서.. 나름대로 오래 기억될 여행일 듯 싶다.

여행 코스

수지 출발 - 김포공항 - 제주 공항 - 중문 한국 콘도 - 하야트 호텔 - 신라 호텔 - 제주 미향(저녁) - K 마트 - 한국 콘도(1박)- 롯데 호텔 - 테디베어 박물관 - 천제연 폭포 - 여미지 식물원 - 스머프 펜션 - 마당 깊은 집(저녁) - 하야트 호텔 - 신라 호텔 - 스머프 펜션(1박) - 제주 공항 - 김포 공항 - 수지

여행지 소개

여미지식물원

대지 11만 2200㎡. 외부 정원과 1만 1361㎡의 실내 식물원으로 구분되어 있다. 실내 식물원은 여미지(如美地)라고 일컬어지며 이 식물원의 중심을 이룬다. 외부 정원은 온실 앞부분에 야자수 등 커다란 나무가 숲을 이루고, 온실 뒤편과 옆에는 한국·일본\·이탈리아·프랑스식 정원이 자리잡고 있으며, 나무종류만도 1,700종에 이른다.

실내 식물원은 지름 60 m의 중앙 홀과 높이 38m의 중앙 전망탑을 중심으로 화접원·수생식물원\·생태원·열대과수원\·다육식물원의 5개 온실로 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전세계에서 옮겨온 2,000여 종의 각종 식물들이 심어져 있다. 전망탑에 오르면, 유리창을 통해 중문관광단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화접원에는 사시사철 꽃이 피어 있도록 화초류를 조화 있게 배치하였고, 각종 꽃들이 떠 있는 연못, 꽃들로 둘러싸인 꽃터널, 작은 정자 등이 마련되어 있다.

수생식물원에는 작은 폭포와 연못이 꾸며져 있으며, 이 곳에는 1m 이상 되는 세계 최대의 아마존산 연(蓮) 빅토리아도 있다. 다육식물원에는 130여 종의 선인장 1만여 그루가 ‘여미지’라는 글씨를 수놓고 있다. 생태원에는 열대원시림과 정글벌레잡이 식물이 눈길을 끌고 있으며, 열대과수원에는 바나나·파파야, 뱀 모양의 뱀오이[巳瓜]가 천장에 매달려 자란다.

테디베어 박물관

중문관광단지 입구에 9,900㎡ 규모로 2001년 4월 24일 개관하였다. 봉제 곰인형인 테디 베어(Teddy Bear)를 주제로 100년간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진귀한 테디 베어와 작가들의 작품 13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갤러리 제1, 2관과 테디 베어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상점, 테디 베어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야외공원, 카페, 바 등의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갤러리 제1관에는 1900~2000년까지 역사의 명장면과 주요 인물들이 테디 베어로 표현되어 있고, 제2관에는 세계 최고 가격인 루이비통 베어를 비롯해 세계 유명 작가들이 만든 테디 베어와 유명 만화영화의 캐릭터들이 테디 베어로 표현되어 있다. 연중무휴로, 평상시에는 오전 9시~오후 7시, 여름성수기(7월 14일~8월 24일)에는 밤 10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테디 베어란 이름은 미국 제26대 대통령 테어도어 루스벨트의 애칭인 테디에서 유래한다. 사냥을 갔다가 곰을 한 마리도 잡지 못한 루스벨트 대통령을 위해 보좌관들이 새끼 곰을 산 채로 잡아다 주고 사냥한 것처럼 총을 쏘라고 하였지만 대통령이 거절하였다는 일화가 테디 베어 인형을 만들게 한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최초로 상품화한 사람은 미국의 모리스 미첨과 독일의 리카르드 슈타이프인데, 이들이 세운 슈타이프사(社)는 현재 세계 최고의 봉제인형 제조회사가 되었다.

천제연 폭포

중문관광단지 부근, 천제교 아래쪽에 상·중\·하의 3단 폭포로 이어져 있다. 천제연 제1폭포는 길이 22m, 수심 21m의 소를 이루며, 이 물이 흘러내려 다시 제2·제3의 폭포를 만든다. 폭포의 양안 일대에는 난대림지대가 형성되어 있어, 한국에서는 희귀식물인 송엽란·담팔수 등이 자생하며,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상록수와 덩굴식물·관목류가 무성하게 어우러져 있다. 이 난대림지대를 보호하기 위하여 천연기념물 제378호로 지정하였고, 특히 이 계곡의 담팔수는 지방기념물 제14호로 지정되어 있다.

쉬리 언덕

해변 끝에서 중문의 해안절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이곳이 바로 한국영화사를 다시 쓴 '쉬리'의 마지막 장면의 촬영장소이다.
중문해수욕장 서녘편 숲사이로 고개를 내민 나무계단을 따라 해안가 언덕 위로 올라가면 영화 속의 감동적인 현장과 만날 수 있다.
'쉬리의 언덕'에 있는 벤치에 앉으면 싱그러운 바닷내음과 시원한 해풍이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사람들은 벤치에 앉아 운치 있게 펼쳐진 해안절경과 옥빛 바다를 내려다보며 한참동안 넋을 놓는다.
쉬리의 언덕은 수년전부터 세계인들의 주목을 끌었던 곳이다.
언덕 바로 뒤에서 미국의 빌클린턴대통령과 일본의 하시모토 류타로총리가 기자회견을 했고, 구소련의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산책을 즐겼던 장소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