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후 여담.. 그 간단 스토리..

 

- 출장 후 2주가 지난 어느 주말에...

 

정말 오랜만에 긴 출장을 다녀왔다.
피부로 느끼기에는 거의 3주이지만 며칠이 모자라는 것 같다.
하지만.. 설 연휴를 온전히 바쳤기에 다소 아쉽고 여유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보통 이렇게 출장을 다녀오면.. 단 몇 장만 찍은 사진과 글이라도 일주일 내에 올리기 마련이지만..
출장 후의 일들이 더욱 버거웠기에 두 번째 주말을 맞이하여서야 잠시 짬을 내어 본다.

 

이번 출장의 평일은 매우 힘들고 고된 일정이었다. 저녁 없이 보통 밤10시까지 일을 하게 되고 (뭐 이유는 간단하다. 주변 식당이 멀어서 저녁 먹고 오면 10시가 되기 때문에 그냥 10시까지 일하는 게 낫다) 호텔로 돌아와 저녁을 챙겨 먹으면 밤 12시는 쉽게 되기 마련이었다.
처음엔 호텔의 아침 식사도 괜찮았고.. 점심이야 뭐 항상 샐러드로 간단히..그리고 밤의 저녁은 단골중국집인 '금성'이나 호텔 햇반/라면이 괜찮았지만.. 시간이 지속될수록 아침 뷔페의 접시 수는 줄어만 가고 과일 위주로 식단이 변경되었으며.. 저녁도 그냥 호텔에서 준비된 야식을 먹는 게 차라리 편하게 되었다.. 물론 그 결과로 뱃살이 많이 빠진 것은 최대 장점..
 

하지만.. 이런 장기(?) 출장의 장점은.. 이렇게 많고.. 좋은 사진들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주말이라는 놈 때문이고.. 그것도 두 번이나 출장지에서 주말을 보낸 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이 세 번째 말라가 출장이지만.. 이렇게 주말을 지내 본 것은 처음..

 

보통 토요일엔 지친 몸을 달래고.. 일요일엔 그리 길지 않은 일정으로 주변을 다녀 오곤 했다..

그래서 주변의 유명한 도시들.. 즉, 세비야, 그라나다, 마드리드(?) 등을 다녀 올 수 있었다.
보통 지중해 해안 스페인 남부 지역을 안달루시아 지역이라 불리고 날씨는 겨울에서조차 따스한데, 

세비야, 코르도바, 말라가, 그라나다, 론다, 지브랄타 등이 유명한 도시이다.

첫번째 유람지는 세비야.. 돈주앙의 고향이자 투우와 플라멩고의 본고장.. 히랄다 탑과 세계에서 가장 고딕 양식 성당인 세비야 성당으로 유명한 곳이다. 말라가에서 북서쪽으로 차를 몰고 가면 2시간 반 정도 걸린다. 여유있게 아침 먹고 나가서 서너시간 둘러보고 오면 보통 저녁 때가 되니 그리 부담이 되지 않는 거리..
역시 세비야는 규모가 매우 컸고..이는 히랄다 탑의 정상에서 도시 전경을 보면 쉬이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세비야 성당.. 역시 한 때 세계를 호령 했던 스페인 함대의 영욕을 느낄 수 있을 만큼 화려했고.. 규모가 장대했다. 이렇게 많은 황금을 쓴 성당이 또 있을지...

두번째 유람지는 알함브라 궁전으로 유명한 그라나다.. 욕심없이 그 궁전만 볼 욕심으로 차를 몰고 가면 되는데 말라가에서 북동쪽으로 2시간 정도 가면 된다.. 한번은 꼭 가봐야 할 만큼.. 아름다운 궁전과 정원.. 그리고 멋진 주변 경치..마을이 환상적이다. 날씨도 매우 좋았다.

세번째 유람지는 큰 용기를 내어 마드리드... 스페인 중심에 있어 해안 도시인 말라가에서는 매우 먼 도시지만.. 프랑스의 떼제베와 같은 AVE라는 고속 열차가 있었기에.. 2시간 반 정도만 투자하면 잠시라도 그 도시의 멋을 느껴 볼 수 있다. 물론 엄청난 기차 삯을 지불해야 하지만 말이다. (왕복으로 20만원 정도)
아무래도 비싼 교통비를 들여 가는 곳이라 새벽 같이 길을 나섰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호텔 바로 앞이 기차역이라 집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잡아 타 듯 매우 쉽게 기차에 몸을 실었다. 새벽 7시 기차라 그런지 승객들이 거의 없었고.. 피곤해서 그랬는지 이내 잠이 들고 말았다. 간간히 떠지는 눈에는 흐린 날씨 속의 길고 긴 평원만 보일 뿐.. 이내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도착한 것이다.
마드리드의 날씨는 매우 흐렸고 비까지 내렸다. 지도를 보면서 대략 루트를 잡고 걷다 쉬다를 반복해서 거의 온 한 바퀴를 돌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딱히 오랜 시간 머무를 곳이 없는 조그만 도시라 할 수 있을 정도... 다만, 프라도 미술관은 그 명성 만큼 굉장히 오랜 시간을 줄 서 기다려야 했고.. 그 규모도 상당했다. 오전엔 줄 서기를 포기했다가 마드리드를 한 바퀴 돈 후의 매우 피곤한 상태에서 시간이 남아 프라도를 다시 시도했고.. 물론 후회는 없다.
다만... 몸이 무지 피곤할 뿐이었다.. 거의 우산을 쓰고 많이도 돌아 다녔는데.. 사실 중간 중간에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많이도 쉬었다.

 

그렇게 두 번의 주말을 보내고..
음력 설이 없는 스페인에서...
고향의 휴일을 못내 아쉬워하며..
일주일을 더 보내고.. 설의 막바지 날.. 주말에 귀국을 했다.

 

귀국하는 길은 항상 파리를 거쳐 Air France operated by Korean Air를 타고 들어 온다. 언제나 처럼 반나절 정도의 시간이 파리에서 허용되고.. 공항에서 시내를 잠시 나가는 데는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이제는 익숙해진 파리.. 지하철 노선이며 거리의 풍경이며.. 최근 6개월 동안 서너번 정도의 경험을 했던 것이 이리도 익숙함을 자아낸다.
별 욕심 없이.. 우연히 귀국 일정이 같았던 (물론 출국 때도 내 비행기 뒷 좌석에 앉는 우연) 대학 동기를 노틀담 성당 앞에서 만났다. 유학중인 사촌 여동생을 데려와서 같이 식사를 하고.. 공원에 앉아 편안 여유를 즐겼다. 유난히 날이 좋아서 그런지 파리의 모든 시민들이 거리로 공원으로 몰려 나온 듯 싶다. 그 만큼 햇살이 따스했다.
친구와 잠시 헤어진 후..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잠시 Monet의 그림들을 보고 공항으로 향했다. 지하철(기차? 전철?)의 문제로 출발 시간 30분전에 도착하는 초조함이 있었고.. 또 무거운 가방에 따른 고단함이 가득했지만.. 그래도 짧은 파리에서의 체류는 항상 즐거운 기분이다.
 

잠으로 대부분을 보낸 비행기 안에서의 나른함 이후 귀국한 토요일 저녁 이후..그리고 다음날 새벽까지는.. 오랜 여행의 산물인 빨래거리와 짐 정리.. 또 새로운 한 주를 위한 집 정리를 했고..
일요일 하루는 고스란히 잠이란 놈과 씨름을 했다. 몸이 균형은 많이 무너졌고 그런 느낌이 몸의 구석구석 전해져 왔다.

그 후 지금까지 2주가 지났고.. 이제는 여기의 삶에 완전히 적응이 되었다.. 그래서 편하다.

하지만 또 언제 네 번째 말라가 출장 길에 오를지 모른다. 아마 곧 그날이 닥치지 않을까 싶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았던 출장이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몸과 마음을 추스려 떠난 그 곳의 자취들이 남아 있기에.. 또 다른 측면의 좋은 결과와 효과로.. 훗날에 이 날들을 기억해 보려 한다.

 

스페인 말라가.. 그 세번째..

 

- 말라가 도착 후 첫날.. 싸이에 남긴 글..

 

벌써 세 번째...
스페인 말라가에 도착했다.
이미 와 있는 동료들은 벌써 예닐곱번은 왔던 곳이고.. 벌써 여기 온지도 2주가 넘어가지만..
이렇게 같은 곳을 세 번이나 온 것은.. 그 옛날 런던을 빼고는 처음인 듯 싶다.

지금은 새벽 2시가 다 되어 가고 있다.
저녁 6시에 파리에 도착해서 2시간여를 기다리다 말라가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비행기가 텅텅 비어 있었다) 말라가 공항에 도착한 것이 밤 11시.. 짐을 찾고 택시를 잡아 호텔에 도착한 것이 자정이 거의 다 되어서이다. 집을 나선지 24시간이 되는 대 장정..

어쨌든.. 유난히 많이 쌓았던 짐 (기 체류자를 위한 음식 보급품)으로 스트레스가 심했고... 노트북을 세 개나 들고 와야 해서 어깨의 뻐근함이 장난이 아니었다..
암튼 인천 공항에서는 체크인 할 때의 아가씨가 신입 사원이라 그랬는지 모르지만.. 5Kg 정도 오버하는 것을 눈감아 주었고.. 짐이 안 오는 곳으로 악명 높은 말라가 공항에서의 긴장도 쉽사리 유유히 빠져나오는 짐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오늘처럼 수하물을 2개나 맡긴 것도 처음..

막연히 호텔명만 알고 온 호텔..
아직 정확히 어떤 곳에 있는... 어떤 형태의 호텔인지 모르지만..
그 어느 곳보다 필요한 것은 다 있고..깔끔하다.. 이외로 현대적이고.. 이렇게 유선으로 인터넷을 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
바로 펑크나기 직전인 은행 잔고의 숨통을 잠시 틔어 주고.. 이렇게 간단히 출장 왔음을 신고해 본다.

이미 한국은 아침 10시가 다 되어가니...
어찌 보면 밤을 꼬박 새운 셈이기도 한데..
고비를 넘겨서 인지.. 잠이 오지는 않는다.
버릇이라면.. 하루 동안 쌓여 있을 메일들을 체크해 볼 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그냥 눈을 한번 붙여 보려 한다.
활기찬 내일의 시작을 위해서..

이미 와 있던 동료들은 내일 아침에 만난다.
지금 묶고 있는 호텔에서 나와.. 내가 묶고 있는 호텔로 내일 아침 온단다.. 많이 반가울 것이다...
그리고 내일 밤에는 Rent를 위해 다시 한번 공항에 가야 한다. 오늘 해도 될 것을 시간이 아슬아슬 해서 내일 가는 것으로 하였다. 해외 출장에서의 직접 Rent도 또한 처음이다.

오는 것이 걱정이었던 출장.. 드디어 무사히 아무 탈 없이 왔으니 그것만으로도 반절의 성공은 거둔 듯 하다..

비록.. 출장 전의 번잡함으로.. 목적 만큼의 마무리와 준비를 하고 오지는 못했지만...
내일부터 서서히 그 누적분을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서 아마 주말 쯤이면.. 과거를 청산하고 최신으로 업데이트 된 후.. 그날 그날의 일들을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돌아갈 날.. 앞으로의 일..
모두가 조금은 막연하지만..
그리고 조금은 긴 출장이 될 것 같지만..
이 시작 만큼이나 만족스럽게.. 그 끝도 같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추신1: 참.. 여기 말라가에서 이번 올림픽 대표팀이 해외 전지 훈련을 받고 있다.. 그리 크지 않은 도시이니, 언젠가 시간 되면.. 조우의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참으로 우연의 일치라면 일치..

추신2: 파리 가는 비행기.. 바로 뒷 자리의 창가에 대학 친구를 만났다. 출장 차 아프리카 가봉에 간단다.. (물론 긴 여정이라 파리에서 일박을 하고) ..참으로 우연의 일치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나 싶었고 시간이 되면.. 돌아가는 파리에서 한번 보자고 했다.. 가능했으면 싶은데.. 현재 일정대로라면 가능한 상황이다.. 이것도 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