序 文

총 4일간의 출장이다. 하지만 말이 4일이지 가는 날 하루.. 오는 날 하루 빼면 겨우 이틀이다. 쉽게 얘기하면.. 도착해서 자고 다음날 하루 일하고.. 또 하루 자고 다음날 떠나는.. 실제 일하는 날 하루인 처음 가는 가장 짧은 출장이었다. 실제로는 화요일에 출발하여 독일 현지 화요일 밤 12시에 도착해서 자고.. 수요일 오전에 그나마 여유있게 지낸 후.. 오후에 회의.. 저녁에 저녁식사 자리..(사업성의..) 다음날 아침에 회의에 점심도 다시 그런 식의 자리.. 그리고 공항으로 이동.. 출국이다.

아래는 인천 공항 라운지에서 한번... 거의 새벽1시가 되어 호텔방에 들어가서 한번.. 그리고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 한번 싸이홈피에 남긴 글들을 모은 것이다.

그리고 여기의 사진들은.. 수요일 오전의 그 짧은 반나절의 시간에.. 점심까지 걸러가며 빠른 보폭의 이동을 통해 뮌헨 시내와 좋아라 하는 미술관을 오가며 찍은 사진들을 모은 것이다. 굉장히 타이트한 출장이었지만 이 짧은 순간의 경험이 뮌헨에서의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실제로 2000년 2월에도 뮌헨을 다소 길게 가봤었고 대부분의 곳을 찾아 갔었지만, 이상하게도 기억되는 장면이나 모습은 없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이번의 짧은 방문이 더 추억속에 남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짧은 순간에 좋은 사진들을 남긴 것 같고 여행 책자의 내용을 버무려 나름대로 꾸며 보았다.  

Scene #1

아닌 밤중에 홍두깨..
전혀 예상치 못한 출장을 가게 되었다.

어떤면에선 굉장히 여유로운 출장이지만..
가는 마음은 그리 편하지가 않다...
가는 목적과.. 가게 된 과정 등등이 그리 순탄치 못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마음은 그러하지만...
이왕 가는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

지금은 화요일 오후의 인천 공항...
날은 무척 화사하고..
이곳 KAL 라운지 또한 꽤 여유로운 분위기로 화사롭다.
곳곳에 있는 사람들과.. 풍성한 음식과 음료..(진작에 이걸로 해결했어야 할 아침을 돈 들여 된장찌개 먹었다.. 후회 막심 중)
게다가 이렇게 무선랜이 되어 노트북을 꺼내 들었다.
실로 1년 반만의 출장이라 이런 맛도 오랜만... 최근엔 정말 출장이라는게 너무 없었다.

이번 출장은 매우 짧다. 오늘 출발해서.. 오늘 밤 11시에 호텔 체크인이다. 일박을 하고.. 오후에 회의가 있고 다음날 오전에 회의를 하고 바로 출국이다. 정확히 독일 뮈헨에서의 체류 시간은 One and Half a day 정도...

짧지만.. 돌아가면 바로 주말이니..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정말 복 받은 출장일텐데..
준비도 안되고... 모자란 것이 많아.. 걱정은 산더미다...

독일 뮌헨은...
2000년 2월에 일주일 정도 체류한 경험이 있다.
기억은 가물가물한데.. 그래도 일단 가면 옛 생각이 좀 나지 않을까 싶다.
그땐 겨울이었는데.. 지금은 가을이라...과연 어떤 분위기일지..
때마침 Octoberfest 중이라.. 축제 분위기라는데...
호텔 값은 정말 평소 세 배 정도... 이렇게 비싸게 잔적이 없는 것 같지만.. 어떻게 될 듯...

그럼... 또 남길지 말지 모를 여백을 남기고..
이만 자리를 떠야 할 듯 싶다..
13:30 이륙이다..

Scene #2

지금은 독일의 뮌헨..

도착해서 짐 풀고 인터넷 엑세스 시도해 보고 해서 지금은 새벽 1시 50분.. 호텔에 도착한지 30분 정도 되었으니 밤 12시를 넘기고서야 체크인을 한 것이다. 1박에 300유로.. 대충 40만원이니 너무나 아까운 1박이 아닐 수 없다.
어두운 비 내리는 날씨 속에서 지하철 내리자 마자 호텔에 들어왔으니 이곳 주변이 어떠한지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다만 창 밖에서 들리는 비 내리는 소리와.. 역시 예상대로인 싸늘한 방(여긴 도대체 난방 개념이 없다).. 역시 잠옷은 긴 것으로 준비를 했어야 했다. 침대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한 추위의 연속일 듯.

.. 다시 회상..

공항 라운지를 벗어나 아시아나를 탔다.
자리는 지금까지 앉아본 자리중 최악이다. 정말 불편했다...
그렇게 12시간 비행을 하고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transit을 했다. 3시간을 어떻게 버티나 했는데 40분 연착에.. 이리저리 기다리니 그 시간도 금방이다. 같이 간 타회사 동행과 만나 1시간 정도 맥주를 마시니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BA를 타고 이곳 Munich로 왔다. 대충 1시간 30 정도의 비행... 그리고 S Bahn을 타고 공항에서 이곳까지.. 기차역에서 내리면 바로 호텔이라 공항에서 호텔까지 door to door 인 셈.. 대략 40분 정도 걸렸다.
인터넷은 2시간에 13 유로.. 24시간에 27 유로라 24시간 선택했다. 특이하게도 여긴 400메가로 용량까지 제한한다. 역시 인터넷 천국인 한국이 최고다...
BA 타고서 너무 졸렸는데.. 그 고비를 지나서 그런지 정신이 다시 맑아진다. 한국시간으로 아침9시이니 그럴만도 할 것이다.
일단 푹자고.. 내일 일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그나마 본격적인 일이 오후에 시작되니 오전엔 여유가 있을 것이다.
그럼.. 여기서 Scene#2를 마친다.

Scene #3

인생지사 새옹지마라 하였으니 돌아오는 귀국길을 두고 한 얘기가 분명할 것이다. 오전의 회의와 점심 식사를 마치니 벌써 오후 2시였다. 비행기 시간은 대략 오후 6시.. 좀 일찍 공항으로 나섰고 공항까지 바래다 주는 친절을 베풀어 준 분이 있어 모처럼 뮌헨 교외의 풍경을 느끼며 뮌헨의 새로운 공항에 도착하였다.
옷을 갈아 입고 몇 가지 간단히 기념품을 산 후, Gate 앞에는 시간을 정확히 30분 남기고 딱 맞추어 도착했다. 하지만 이게 왠 일.. 히드로 공항으로 가는 루프트한자 비행기가 1시간 넘게 delay 였다. 가뜩이나 트랜짓 시간이 2시간이 안되어서 불안하던 판에 이런 지연이라니.. 도저히 한국으로 가는 아시아나 비행기를 탈 수 없는 트랜짓 시간이었다. 불확실한 가운데 도박을 할 순 없었고 루프트한자 서비스센터에서 문의를 하였다. 너무나 태연한 그들.. 별 걱정이 없어 보인다. 애가 타는 가운데 손짓 발짓.. 또 다른 루트를 알아 본다.
결국 그들이 제안한 것은 뮌헨에서 베이징으로 루프트한자를 타고 거기서 다시 대한항공을 타라는 것이다. 아시아나 국제선 왕복을 끊었음에도 그것이 가능한 것이 신기했지만 어쨌든 1시간 후에 떠난다는 그 비행기를 타기 위해 다른 게이트로 급속히 이동해야 했다. 물론 맡겨놓은 짐도 그 비행기들로 바꾼 것은 물론이다.

그렇게 해서 어렵게 베이징으로 가는 외국 항공을 탔다. 중국인들 틈에 낑겨 갈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고 아시아나 항공의 그 편한 분위기와 한국 신문을 볼 수 없음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장점도 하나 있어 환호성.. 바로 비즈니스 석으로 업그레이드... 막상 표를 바꿀 때는 이런 얘기가 없었는데 나름대로 미안했던지 이런 조치를 취해주었던 것이다.
덕분에 일자로 누워서 대부분 잠을 자면서 베이징으로 편안히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베이징에 도착했는데 중국은 비자가 필요한 나라.. 절차가 애매했다. 트랜짓을 위한 특별한 것이라고는 입국 심사를 위한 트랜짓 고객용 채널이 따로 있다는 것.. 입국 카드와 동시 출국 카드를 써야 하고 또 도장까지 받는다. 하지만,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었다.  모든 서류란 서류는 다 써서 내야하고.. 보딩 패스를 받은 후에도 출국 심사와 관련된 것은 모든 다 해야 했다. 그냥 베이징에 나갔다가 다시 공항으로 들어오는 것과 틀린 바가 없었다. 다만, 비자가 없어도 되는 정도이다.

어쨌든 이 시간도 매우 분주하여 Urgent 출구를 이용하여 모든 것을 마치고서야 비행기가 떠나기 전에 탑승할 수 있었다. 가까운 거리 인천 공항..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그랬는지 비행기는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와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익숙한 스튜어디스와 많은 한국인들.. 그리고 한국 뉴스와 신문들.. 왠지 편한 이곳이었고 길고 긴 여행의 끝이라 마음이 편했다.
그렇게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심사를 하고.. 수지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으니 날이 슬슬 어두워 지려 한다.
집에 도착.. 금요일 저녁이다.
서구화 된 속을 다스리기 위해 그리 기다리던 신떡 떡복기를 취한 후, 짐 정리를 하고 빨래를 하니 벌써 밤 12시가 다 되었다. 그래도 주말이 있으니 마음은 편하다.

정신 없이 떠나게 된 출장.. 그리고 귀국.. 주말.. 추석.. 10월이 이렇게 빨리도 흘러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