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 일터 오갈 때.. 사실 파리는 먼 산이었다.
그러다 단 하루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 새벽에 길을 나서 기차를 타고 파리로 향했다..
결국 오전에 노틀담 성당.. 세느 강변 걷기.. 오르세 미술관을 찾아 소원 성취를 했는데..
한창 오르세 찍던 도중 배터리가 끝이 났고.. 그 이후.. 딱 한 장의 사진..아래(브렝땅 앞)..
비 바람 속에서.. 중식 점심, 상젤리제 거리 아이쇼핑.. 브렝땅 백화점.. 그리고 공항..

 

 파리에서의 처음 아침...

2007.12.03

 

지금 시간은 12월 3일 월요일 아침 7시 40분..
20분 후면 자리를 털고 나가서 한 주의..그리고 하루의 첫 일과를 시작해야 한다.
아직 시간이 이리도 흘렀건만..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꽤나 어둑하다.. 하지만 분명.. 해가 뜨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분위기.. 아마 30분 정도면 '밝음'을 인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파리는 우리 시간보다 8시간 늦다)

어제 저녁 파리 드골 공항에서 내린 후.. 차를 렌탈하고 이곳까지 내려왔고.. 꽤 늦은 저녁을 가볍게 햇반(?)과 꼬마 김치로 처리한 후, 물이 없는 관계로 로비에서 맥주로 입 가심을 한 후 잠에 든 것이 새벽 1시가 되어서였다.
하지만 역시.. 시차 적응의 실패 때문인지. 새벽4시가 되어 눈이 떠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그 후 이리 저리 메일을 확인하고 문서도 보고 하니 이 시간이 되었다.
호텔 비용이 초과한 관계로 아침 식사도 못하는 불행한 신세(?)가 되었는지라... 상당한 배고픔을 앞으로 감수해야 할 듯 싶은데.. 이곳 지형을 파악하는 오늘이 지나면 먹을거리들을 호텔로 공수해 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까르푸를 어서 찾아야 한다.

어제 저녁에 비행기를 내리니..
파리에는 비가 내렸다.
차를 렌탈하고 운전을 하는 것도 두려운 판에(물론 내가 직접 운전하지는 않았다).. 비까지 내리니.. 참으로 난감했다.
따라서 차(토요다의 하이브리드 차.. 캠팩트 사이즈)의 기능과 내비케이터 기능을 숙지한 한참 후, 드디어 공항을 떠날 수 있었고.. 정말 복잡한 고속화도로들을 (중간에 이리저리 갈라지는 곳이 정말 많음) 질주한 끝에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샤를느 드골 공항이 파리에서 북동쪽으로 한참 위에 있다면..
이 곳은 (아직 정확히는 모름)... 파리 남쪽 교외 지역이다.
Massy라는 곳인데.. 10~20km 정도 떨어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좀 더 멀수도 있고..
그리고 이곳 호텔 위치에서 남쪽으로 10여 킬로 떨어진 곳이 앞으로 일주일 간 출장을 해야 할 곳인데.. 역시 이곳도 오늘 초행을 해봐야 어떤 느낌과 분위기의 곳인지 파악될 것 같다....

다행히.. 오늘 아침엔 비가 오지 않는다..
그리고 날씨는.. 강한 추위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따스하다(그래서 큰일이다.. 두터운 옷 뿐이라..)
아침부터 시작되는 첫 하루를 오늘 보내고 나면...
이곳의 지형지물과 식당, 마켓등 의식주 해결을 위한 준비가 될 것이고.. 또 오늘 하루의 일들을 끝내고 나면.. 앞으로의 일들이 예상되어 한 주를 위한 준비가 되지 않을 듯 싶다.
그럼 하루 하루가.. 조금은 여유롭지 않을지...

파리 교외 지역은 전형적인 시골 전원으로 유명하지만...
그래도 파리라는 느낌이 주는 낭만으로 하루를 시작할까 한다.
자.. 이젠 시작이다.

 

  파리 떠나는 날 새벽..

2007.12.08

 

지금은 이곳 시간으로 새벽 4시 40분... 그러니 한국 시간은 토요일 점심 무렵이다..
이번 출장에서는 시차 적응을 완전 포기한 관계로.. 이렇게 새벽 3~4시에 항상 일어나.. 일을 하던.. 책을 보던.. 밥(?)을 먹던 한다...
새벽형 인간에 관한 테마가 한 때 유행이었는데.. 이렇게 아침을 일찍 시작하면..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그 서너시간 동안의 자유스러움과.. 무언가를 위해 내공을 쌓을 수 있는 자신만의 시간이 참으로 소중하게 여겨진다.

어제로서 여기에서의 일들은 모두 끝났고..
드디어 오늘 여기를 떠난다.
사실 파리라고 이렇게 지칭하고는 있지만...
어떤 도시의 모습인지는 그 모퉁이조차 스치지 못한 듯 하다..
저녁이면.. 밥 먹을 곳을 찾아(좋은 곳을 찾아다녔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밥 먹을 수 있는 곳) 이리저리 네비게이터가 알려주는 주변식당으로 차를 움직였을 뿐이고.. 그곳의 지명.. 그리고 동서남북의 향방을 포기한 지 오래다.. 그저 시키는 대로 해야 할 뿐... 그 복잡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돌고..돌고..Exit..

이것은 마치..
인천 공항에 내려.. 차를 몰고 수원에 체류하며.. 영통이니 기흥이니.. 수지.. 분당을 헤매인 정도일 것이다... 서울을 바로 지척에 둔 체..
게다가 아침에 출근 할라치면 아직 해는 땅 아래에 있고...
저녁에 퇴근을 할라치면 해는 여전히 또 땅 아래에 쳐박혀 있다.
밝은 곳에서.. 그나마 하늘이라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간은 점심을 먹기 위해 사무실에서 나올 때 뿐이다....
그나마 여기의 겨울 날씨..
항상 비로 시작해서 비로 끝난다.. 참으로 스산한 날씨라 일시적이라 생각했지만.. 원래 그렇다고 한다.
그나마 낮에는 가끔 해가 보이니.. 그 순간이 기쁠 뿐...

하지만.. 오늘은...드디어..
그 하늘을 오래 볼 수 있을 것 같은 날이다.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 있고.. 해는 비슷한 시기(보통 9시)에 빛을 발하겠지만..
아침 일찍 길을 나서.. 또.. 비행기에 오르기 전..
세느 강변을 한번 걸어보고.. 미술관에도 가보려 한다.
오늘 날씨는 아직 가늠할 수 없지만...
파리 시내에서의 긴 호흡이 아니고서는..
어딘가 외딴 곳에서.. 그리고 어둠 속에서만 지낸 듯한 이 기분을 떨쳐버리기 힘들 것이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냐는 중요하지 않고..
오가는 그 시간들이 낭비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부지런히 움직여.. 막상 그 자리에서는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싶은 것이다.

이제 돌아가면.. 일요일 저녁에..
또 다시 바로 출근을 해야 하는 빠듯함이 있지만..
그래도 비행기 안에서의 다소 지루하고 무료하고.. 찌뿌드하지만 자유러운 시간이 있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토요일의 파리가 있다.
이제 진정한(?) 파리를 찾아가는 것일지 모르지만...
계획대로 잘 될지는... 부딪혀 봐야 할 것이다.
그 만큼 이곳이 낯설기 때문인데..
일단 파리행 기차에 몸을 실으면.. 보다 확연히 나아가는 길들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짧다면 짧고.. 적당하다면 적당할 2007년 12월의 해외 출장..
아마 돌아가면.. 2007년을 마무리하는 일들로 분주할지 모르겠다.
이런저런 소문들과.. 아쉬움.. 한숨..
때론.. 희망의 목소리도 들리겠지만...
갖가지 추억으로 가득찬 한 해의 마무리가.. 언제나 저마다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가장 목표를 또 다시 달성하지 못한 한 해가 되었지만..
그래도 새로운 인연에 감사하고.. 맺어진 인연의 영속함이 감사할 따름이다...

기대되고 설레이는 귀국길..
일단 비행기에 몸을 싣고...
사람들로 가득찬 비행기 안의 번잡함이 드디어 피부로 느껴질 때..
고향가는 사람의 마음 마냥...
큰 평안이 찾아올 것이다..

그 순간을 꿈꾸며.. 이 순간을 보낸다.
 

- 싸이에 남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