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베이징.. 그 8박 9일의 출장기.. 싸이에 남긴 일기들..

#1 상하이/베이징 출장 中..

2009.8.14

Rainy night in Shanghai...

긴 휴가 여행의 여독과.. 이제는 괴로운 과업이 되어가는 여행기를 탈고 할 즈음...
갑작스럽게 일들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그나마 하고 싶던 일들을 하고, 그동안 전하고 싶던 음악들을 보내는 것 까지는 가까스로 시간을 허락해 주었으니 그것으로 작은 행복을 느끼며, 이런 갑작스런 출장에 작은 탄력을 받아 본다.

하지만...
작은 감기/몸살에도 인간은.. 참으로 버거움을 느낀다.
삶의 무게.. 일의 숨가쁨에 더하여... 몸에 작은 약함이라도 노출이 될라치면, 그 무게는 더욱 배가된다...
참으로 힘든 며칠을 보낸 듯 한데.. 평소라면 좋았을지도 모를 이런 출장이 조금은 무겁게 느껴지는 것도 모두 이런 이유일 것이다.

지금은... 새벽 1시 쯤... 우리나라 시간은 새벽 2시...
새벽 같이 일어나 이곳 상하이로 날아 온 후.. 시간이 참으로 쏜살같이 흘러갔다.
그리고.. 내일 새벽이면.. Go to Beijing...
그래도 중국의 2대 유명 도시를 이렇게 이틀 만에 방문하니..
굳이 의미를 찾자면 남다름....
올해에는 왠지 상하이에 인연이 많지만, 베이징은 정말 오랜만의 방문이다...

상하이에 도착한 후론.. 맑았다.. 비오다를 반복 중인데.. 내일 새벽에는 날씨가 어떨지 모르겠다...

그리고, 중국 국내선...
아마.. 중국 사람들로 가득 찰 것 같은데.. 어떤 절차를 통해야 과연 베이징에 무사히 갈 수 있을지...
상하이에 도착할 땐, 기침 참느라.. 콧물 참느라 정말 힘들었는데...
내일은 아마.. 그런 일은 없으리라...

일단.. 잠을 자고.. 작은 설레임으로 오랜 古都.. 베이징을 향하리라.. 분명.. 내일도.. 아침의 기상과 함께 시간은 쏜살 같을 것이다.

#2 중국에 억류되다...

2009.8.16

일요일 아침..
창밖은 조용하고.. 안개인지 습기인지 먼지인지 모를 뿌연 기운이 주위를 감싸안고 있다.
아무리 오성 호텔이라고 해도.. 이런 중국風의 느낌은 쉬이 사라지지 않고, 현재는 이곳이 베이징의 어디쯤인지.. 어디로 얼만큼 가면 그 유명한 천안문이나 자금성이 있는지.. 그런 기본적인 위치 본능마저 아직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청운의 꿈을 안고..
상하이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Air China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록.. 엄청나게 줄을 서고 기다림 끝에 들은 말이..
"여긴 국제선 체크인 장소구요. 국내선은 L로 가셔야 합니다"
였지만, 그나마 다행히 국내선에는 어떤 줄도 없어 겨우 시간안에 비행기를 탈 수 있었을 때만 해도 나름 운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비행기 출발이 1시간 늦춰져 결국 점심 스킵~

길고 더웠던 회의가 끝난 후... 드디어 모든 일이 끝났고, 이제는 다음날 토요일 오전.. 집으로 귀향하는 일만 남아 있음에 왠지 마음이 풍요로움과 여유로 가득차는 듯 했다. 금요일 밤은 어떻게 보내야 하는 걸까..

하지만..
하지만..
왠지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아.. 비상사태인가.. 진정...
점점 긴장 상태가 고조되고, 사태는 반전된다.
결국...
주말을.. 그리고.. 금요일까지..
이곳 중국에 잡혀 있게 되었다.
비행편을 바꾸고.. 호텔을 연장하고..
다시 상하이로 갈 계획을 세우고..
기타 등등등...
하지만..역시..거의 단벌 신사에 가까운 이 상태는 극복하기 힘들게 되었다. 시간 나면 어디가서 옷이라도 좀 사야되는 것이 아닌지.. 아님 호텔에서 빨래를????

암튼.. 상황이 상황인지라...
광복절인 토요일..
베이징 사무실에 틀어 박혀 인적 없는 그곳에서 자정까지 시간을 보냈고.. 아마 오늘도 그러할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긴장과 여유가 반복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짬을 내서 간단한 소회를 남기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
약간의 위로를 느낀다.

3일의 출장이 9일이 되었지만..
온 주말이 이렇게 날라가게 되었지만..
그래도 낯선 이국에서의 특별했던 경험으로 기억한다면.
나름 의미가 있을지도 모를 것이다..
라고..이전 같으면 썼겠지만...

진짜 이번 주말만은 시간을 지키고 싶었고..
작은 꿈이 사라져 가는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얀 신기루 마냥 사라져 가는 작은 바램...

지금은 그저..
빨리 상하이로 내려 갈 그날만 고대하며..
이놈의 감기라도 그만.. 떨어졌으면 좋겠다.
3일치 지어 온 약봉투는..
어제를 마지막으로 쓰레기통 行..
그 수명을 告함..

#3 상하이에서의 마지막 밤..

2009.8.21

시간은 새벽3시를 곧 가리킬 것 같다.
정신 없이 집을 나선것이 정확히 지난 주 목요일....
이젠 한 주가 지나 금요일이 되었다.
하지만... 이 밤...
이번 중국 출장에서 보내게 되는 마지막 밤이다.

비가 흩날리는 날.. 호텔을 나와 베이징 공항으로 향했던 것도 오래전 꿈만 같은데.. 겨우 그제의 일이다.
걱정 많고 긴장 많던 어제의 일이 끝난.. 지금 이 새벽.....
그래도 곧 여길 떠나 집으로 간다는 작은 설레임이 가득하다....

상하이..
어젠 참으로 덥고 습한 날씨...
참으로 몸을 지치게 하는 날..
그래도 저녁이 되어서는 비가 내렸고... 다소 온도도 주춤...
밤엔 그래도 제법 서늘함이 느껴졌다.

돌아가는 길...
그 긴 시간을 함께 했던 분은 동행하지 못하게 되었다.
아마 공항까지는 함께 하겠지만..
그 분은 다시 또 베이징으로 향하고.. 나는 귀향이다.
미안함.. 섭섭함.. 약간의 책임감...
하지만.. 그래도.. 미련을 버리고 고국을 향한 비행기에 몸을 실으리라...

그래도 마음은.. 왠지..
돌아가는 설레임과 함께.. 두려움이 앞선다.

또 다시 뭔가를 이루지 못하는 현실.. 세월의 흐름에 초조함이 급습하고.. 다시 그 현실의 무대에 나는 올라야 한다.
날짜는 계속 흘러만 가고... 다시 그 끝이 보이고...
머리는 항상.. 현실과 감성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한다.
뭔가 결정이 필요하건만.. 그게 쉽지가 않다.
평생을 고민하던 것을 마치기란.. 참으로 참으로 버거운 일...

한 여름밤의 꿈...
이것이 나의 화두다.

이젠 망상에서 벗어날 때..
외로움 속에서 현실을 깨닫기를 바래 본다.
이젠 꿈에서 깨어날 때..
담담한 초인이 되어 세상을 바라 볼 때다.

일상의 행복이.. 일상의 안주에 빠지지 않기를 바래 보고..
강한 세상의 외풍 속에서.. 스스로 걸어나가는 방법을 찾아 볼 때...

..
고향을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
그 모든 것이 신기루 마냥 이루어지길..
밀짚 모자 깊게 눌러 쓰고 광화문 거리를 활보하던 그 젊은 날의 기개와 함께... 다시 살아나길...

.. 모처럼 배경 음악을 바꿨다.
보사노바 풍이 난 정말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