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序文: 스웨덴 출장을 마치고..>

스웨덴 출장을 다녀 온 것이 12월 1일..
오늘이 2월 2일이니.. 이미 두 달이 흘러서야 이렇게 지난 자취를 남기게 된 것이다.
5주가 넘는 39일의 출장... 입사 후 가장 오랫동안 해외에 머문 그런 기록이 된 출장이면서도, 이렇게 늦게야 글을 남기 듯... 그 이후의 일들에 참으로 여유가 없었다.

아주 오랜 시간을 했기에... 그 속에 남겨진 사진과 사연들이 많을 듯도 싶지만...
호텔과 사무실을 나서.. 시내라도 산책을 하는 것은 일주일 중 반나절 정도였다... 하지만 그래도 길었던 체류 시간 때문이었는지.. 조금은 낡은 디카와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약간은 불만 섞인 사진들이 그래도 꽤 된다.
사실 떠날 때는 사진 찍기나 여행에 대한 욕심을 버렸기 때문에, 막상 도착 후 DSLR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일상을 살 듯 지내는 출장 중의 기간도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허한다면.. 길었던 5주 간의 생활을 여기에 담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처음 접한 이 북유럽에서의 경험을 같이 나누고, 회상한다는 것 또한 그 뜻이 클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마음은 이미 그 작은 바램에 엄두를 낼 수 가 없다. 왜냐하면, 쓰면 쓸 수록 너무 많은 것들이 끊임없이 나올 것 같은 은근한 불안 때문이다.
그래서.. 가급적.. 모든 것을 단순화하여 이곳에 적고자 한다. 좀 더 많은 이야기는... 여기에 남긴 사진들 속에서.. 나만의 기억으로 회상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떠남...

갑작스럽고 부담스런 출장이었다. 계획은 한 달.. 그리고 귀국... 또 다시 한달.. 청춘 사업을 하기에 너무나 시간은 부족하고.. 11월의 고즈넉한 가을은 나에게 그림의 떡이 되었다. 10월말의 부담스런 상황에서의 출발... 긴 일정.. 그에 따르는 많은 짐... 추위에 대한 많은 경고들... 주말을 보내지 못하고 떠나는 토요일의 출발... 그리고 도착해서의 주말 근무 등.. 떠남 전의 부담은 참으로 크게 다가 왔다.

공항으로..

역시 부담스럽게 많은 짐.. 무거움.. 그리고... 과연 별탈 없이. 추가 요금 없이 목적지인 스톡홀름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언제나 처럼.. 어머니가 그 출발에 앞서 부담을 줄여 주신다. 그리고 처음으로 공항까지 같이 동행...

스톡홀름 도착...

프랑크푸르트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에 도착했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를 가봤지만.. 북유럽은 아주 오래 전 핀란드에 한번 가본 후 처음이다. 주변의 많은 이들이 가 본 필수 코스 이곳.. 이렇게 내가 올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나중에는 너무나 익숙해졌지만, 처음 도착한 그 곳의 을씨년스러움이란..... 밤이었고... 장수석과 정훈이가 마중 나와 주었다....

렌트.. 호텔..

차를 하나 빌렸다. 오랜 시간이고.. 이리저리 오고 가는 곳이 많다.. 처음 보는 메이커의 차 였는데.. 역시 시간이 흘러가니 친숙해 진다. CD를 구워 가요를 들으니 좋다. 예전부터.. 렌트를 하게 되면.. 꼭 해보고 싶던 일..
호텔은 법인 바로 옆의 Scandic Infra City 호텔.. 이 지역에서는 매우 유명한 체인 호텔.. 수영장, 헬쓰장, 사우나 실도 있고.. 건물은 새로우며.. 나는.. 한 달 이상의 숙박이라.. 선불을 내고 주방을 딸린 꽤 큰 방을 빌릴 수 있었다. 추운 것이 단점이지만, 주방은 장기로 머물 때 필수.. 덕분에 밤이면 모두가 모이는 그런 곳이 되었다. 크게 길쭉한 방인데.. 침실.. 거실.. 주방을 쭉 터 넣고.. 일렬로 나열해 놓은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화장실도 2개..

날씨..

지중해를 제외한 유럽의 겨울 날씨는 모두가 최악이라 얘기한다.. 해도 빨리 지고.. 날씨가 항상 흐리고 비가 내리는 듯 하기 때문.. 게다가 북유럽이니 오죽할까.. 항상 3시면 어두워 지기 시작하고... 오후 4시 만 되면 한밤중 같은 분위기다.
기온은 0도를 약간 상회해서.. 예상보다 훨씬 덜 추웠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어중간한 온도에 항상 흐릿함은 기분을 우울하게 만든다.. 5주 중 해를 본 날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영하의 날씨 수준은 아니어서, 가지고 간 옷의 삼분지일은 입지 않았다.

적응..

역시 생활은... 날씨 적응... 지리 파악.. 교통.. 먹을 거리 구입 방법... 호텔 사용법.. 통신 수단.. 그런 것들이 익숙해져야 한다. 일상의 생활은 항상 익숙해야 그 다음의 도전이 가능하다. 처음은 그저 이런 의식주 생활의 익숙함이 최고다....
호텔 앞의 슈퍼에서 항상 쌀과 먹을 것을 구입했고, 대부분의 식료품은 사가지고 간 것.. 새로운 사람들이 공습해 온 것 위주로 꾸몄다. 물가가 매우 비싸기 때문에.. 그리고 적당히 사 먹을 곳도 많지 않기 때문에.. 호텔에서 음식을 해 먹는 것이 가장 싸고.. 건강에 좋고.. 간단하며 또한 맛있다.
전기 버너를 이용해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라면을 끓이며, 수저와 젓가락은 모두 각자의 것을 갖고 있고, 설거지는 번갈아 가면서 하며.. 저녁은 거의 무조건 해먹는다...
식탁에 서 너명.. 네 다섯명이 모여 먹는 재미는 남다른 면이 있다. 그리고, 쉬는 시간은 드라마를 다운받아 보는 재미로 보낸다. 통신 수단은 주로 스카이프를 이용한 저렴하고 편한 방법.. 그리고 pre-paid SIM을 이용한 방법을 쓴다. 여러 새로운 방법을 많이 배웠다.
차는 네비를 렌트했고, 역시 꼭 필요한 품목이다. 필요 없다는 얘기도 있었으나, 필수로 결론...

목표와 현실..

항상 여기로 장기 출장을 오게 되면 꿈꾸는 것이 있다고 한다..
정기적인 식사와 소량의 식사..그리고 운동을 통한 체중 감량... 그리고 공부.. 그리고.. 영어 실력 배양?
하지만 결과적으로 얻은 것은 하나도 없고.. 뭐 하나 부가적으로 얻은 것은 없다...

출장 속 출장 #1 & #2.. 오슬로..

여기 있으면서, 또 다른 지역으로 네 번의 이동을 했다. 즉, 출장 속 출장이다.
옆 나라 노르웨이 오슬로로 두 번의 이동을 했는데.. 비행기 왕복 비용이 꽤 비싸다.. 70~80만원..  비행시간은 편도 1시간..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에 주차를 하고 보통 당일로 왕복을 한다. 오슬로도 처음이었는데... 여기서는 눈이 왔다.
물가는 더 비싸고... 더 고급스럽고 잘 살아 보이는 느낌을 준다... 공항에 내려서는 시내로 기차를 타고 이동..
호텔-공항-공항-일-공항-공항-호텔로 이어지는 하루의 과정이 버라이어티함을 준다.

출장 속 출장 #1 & #2.. 마드리드

또 한번은 햇빛이 작렬하는 맑고 좋은 날씨의 마드리드.. 역시 날씨가 확연히 틀리다. 여기서는 1박 2일..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 해산물이 맛난 저녁을 먹었다. 마드리드는 두 번째였는데, 많이 발전한 느낌을 주었다.
스톡홀름에서는 직행이 없어서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트랜짓을 오 갈 때 했는데, 매우 깔끔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시간만 되면 잠시 밖을 나서고 싶었으나, 그럴 여유는 없었다. 혼자 이동해서 그런가 보다. 비행시간도 꽤 오래 걸린다. 역시 북유럽에서 스페인까지의 거리는 같은 유럽이라도 멀다.

돌아오는 길.. 본에서 1박..

돌아오는 길.. 참으로 감회가 클 텐데.. 그 무거운 짐을 이끌고.. 본으로 가야 했다. 프랑크푸르트에 도착 후, 기차를 타고 본으로 이동.. 후회를 좀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후배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본은 작년에 자주 갔던 곳인데, 크리스마스를 앞 두고 있어서 그런지.. 참으로 많은 변화를 주었다. 거리 장터에 맥주 마시는 곳들.. 쇼핑 장소.. 색다른 느낌을 하루 만에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역시 독일은 살기 좋은 곳이라는 느낌을 준다. 밤의 야경도 귀엽고 아기자기했다. 예쁘게 꾸며 놓은 작은 도시가 되어 있었다. 항상 머무는 호텔에서 하루를 머물고.. 다시 무거운 짐을 이끌고 프랑크푸트로 와서.. 귀국 길에 올랐다. 물론 마지막까지 시간이 촉박해 정신 없이 보낸 것도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일상..

평일의 일상은 항상 똑 같다. 시간차는 거의 무시했는데.. 즉.. 좀 일찍 졸리면 자고.. 항상 새벽 2~3시에 일어나 거의 한국과 시간이 맞아 있었다. 물론 시간이 흘러가면서 적응이 많이 되었지만..
평일엔 아침.. 호텔밥.. 점심 사무실 근처 호텔에서 라면.. 그리고 저녁은 모두가 모인 가운데 밥/찌게/김/김치 먹기... 다양한 종류의 3분 국들... 수북히 쌓인 김.. 김치..통조림.. 먹는 데 아쉬움과 모자람은 없었다. 가끔은 고기도 구워 먹고..
하지만..역시 인스턴트 라는 느낌을 지우긴 힘들었다. 그리고.. 식사 후엔.. 역시 인터넷.. 일.. 뭐 그렇다..
참.. 호텔의 아침 부페는 전형적인 유럽식.. 그런데.. 한달 내내 메뉴가 바뀐 적이 없다. 처음엔 그래도 맛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냥 안 먹고 말거나.. 아주 간단히 몇 개만 먹게 된다... 한마디로 식상..

스톡홀름에서의 주말...

이전 같았으면, 주말엔 항상 견문이었다. 하지만, 다들 그런 의욕을 잃은 지는 오래다. 처음인 나조차 그랬으니 확실히 전염이 된 듯한데.. 가장 큰 요인은 날씨와 굉장히 짧은 낮 시간 때문이라 생각된다.
토요일은 대충 쉬면서.. 남은 일도 정리하고.. 빨래 등의 일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것으로 가득한 타국... 호텔 주변에 볼 것이 없으니, 차를 타고 가면 20~30분 쯤 걸리는 스톡홀름 시내를 일요일 낮 시간에 반 나절 정도 산책을 한다.
스톡홀름은 큰 도시가 아니다.. 반나절이면 대충 다 볼 수 있다... 그리고 몇 주를 거기서 보내다 보면, 모든 것이 낯 익게 되는데, 반나절 씩.. 반나절 씩.. 조금씩 쌓이니 그 인상이 무척이나 강하게 남고.. 눈에 익숙한 그런 곳이 된다.
그 반나절에 한 두가지 씩 테마를 잡아 가니.. 나중에 보니 꽤 많은 곳을 다닌 듯한 느낌을 준다...
스톡홀름은 무척 아름다운 도시라고 하는데.. 특히 여름철이 그렇다.. 게다가 백야라.. 낮도 무지 길고...
하지만.. 겨울은.. 역시 그 느낌이 반감이다... 그래도.. 어느 나라든.. 각 계절을 느껴 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일행...

나는 거의 5주를 있었지만, 같이 지낸 사람들은 틈틈이 바뀌었다. 많이 의지가 되었고, 처음과 마지막 일주일을 같이 했던 장수석님.. 나의 정신적 의지가 되어준다.. 그리고 같이 했던 송책, 정훈, 이책, 양책, 오책, 재준.. 그리고 그곳 법인장님과 신차장님.. 최선임..마이클.. 모두가 많이 기억되며... 그곳 법인에서 일하시는 많은 낯익은 몇몇 분.. 그리고 오슬로의 그 예쁜 분... 모두가 추억이 될 것 같다..

한식당...

한식당은 유명한 곳이 두 세개 있다고 하는데.. 주로 간 곳은 시내 요지의 남강과... 약간 가격이 싸지만 맛난 설악산이다... 역시 물가 탓인지 가격이 만만치 않아.. 김치찌개 하나에 2만~3만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주로 얻어 먹는 경우가 많았지만, 가끔 호텔에서 해 먹는 밥이 지겨우면 그곳을 찾았다.
럭셔리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한식의 맛은 짱이었으며, 사장님의 친절함.. 반가움은 정이 쌓이게 만든다. 그 분이 보고 싶다.

까페...

가본 곳은 사실 겨우 2 군데다.. 전통 있고 유명하며 가격이 싸고 사람들로 북적여 테이블을 공유해야 하는 남강 옆 커피샵과 젊은 미녀들로 이상하게 가득 찬 또 하나의 옆 집 까페.. 시간만 되면 자주 들리고 싶은 곳인데.. 시내라 주차 문제 등 이동이 쉽지는 않다. 어쨌든, 싼 가격에 도심 분위기를 느끼고 싶고 단골 가게를 만들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가본 곳...

관광지로 유명한 곳은 대충은 가봤다. 뭐.. 걸어 다녀도 대충 다 보는데.. 어디 잠깐 들어가서 보면, 두어시간은 흐르니, 하루는 금방 지나간다... 여기서 하루는 길어야 여섯 시간이다.. 식사라도 하면 그 시간 조차 확 줄어 들지만.. 먹을 것은 먹어가며 돌아다녀야 한다. 그나마 날씨가 흐려 금방 배가 고파진다.

영어..

이곳 사람들.. 모두. 영어를 너무 잘한다.

스웨덴...

이왕 오래 있는 거.. 스웨덴을 제대로 알고 싶어 책을 한 권 샀다.. 내면적인 면, 사회적인 면, 문화적인 면.. 모두 자세히 써 있는 책이다. 관광지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고, 스웨덴을 소개하는 책... 그것을 보고, 사람들과 문화를 접하니, 이들이 사는 방법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좀 더 경험해 봐야 할 것이다.
참으로 사는 방법이 틀리고, 배울 것이 많은 그런 나라이고 사람들이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좋은 사람들.. 정직한 사람들이다.

귀향..

너무나 그립던 집으로 돌아왔다. 너무나 좋았다. 사람들이 그리웠고, 단골인 곳이 그리웠다. 일하는 것을 제외하면, 역시 우리나라가 좋다. TV에서 나오는 거.. 사람들의 목소리.. 단조로움으로 가득 찼던 곳이었지만, 멀리 있으면 그리운 곳이다. 멀리서 그리웠고.. 돌아와서는 그 정을 실감하며 좋았다.
사람들과 공존하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큰 기쁨인지.. 부모 형제 친구 선후배와 같이 있다는 존재감 만으로 좋았던 귀국 후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멀리서 경험 했던 그 5주의 삶은, 함께 했던 사람들은...
남은 인생에서 많은 기억.. 그리고 추억으로 살아 있을 것 같다.

이렇게나마.. 짧게나마.. 늦게나마.. 더 잊기 전에 그 추억의 단편을 이곳에 남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