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출장을 다녀와서..

2007.10.26

5일간의 출장을 마치고 돌아왔다.
하루 정도는 여유 있게 대만을 경험할 기회도 있었지만, 그 시간 보다는 차라리 집에서의 달콤한 휴식을 선택했다. 아니, 더 솔직한 얘기하면, 쌓여 있는 많은 일들을 처리할 주말 하루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고 보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예전이었으면 분명,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대만에서의 하루를 선택했겠지만, 이제는 그런 투자와 열의보다는 좀 더 여유 있는 고국에서의 시간을 더 찾게 되었다. 이것도 쌓여가는 나이와 함께 경험하는 그런 사고 방식의 변화일지 모르겠다.

어쨌든 대만은 불과 2시간 남짓한 비행 시간만 소요하면 되는 그런 거리에 있었고, 그 시간 정도면 이륙과 착륙.. 그리고 한끼의 식사만으로도 쉽게 흘러갔다.

타고 간 아시아나 항공은 하루에 한 편씩만 운행하는데, 대만에서 올 때는 대략 오후 3~4시 정도에 항상 이륙한다. 제일 사람들이 붐비는 저녁 무렵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평일을 가정하면 약간의 교통 체증도 감내해야 하는 시간...

대만에 대한 첫인상.. 그리고 시간이 흘러갈 수록 느끼는 그런 감상은 굳이 큰 차이가 없었지만, 막연히 담아 갔던 초기의 느낌과는 상당히 다른 그런 것이었다.

상당히 깔끔하고 선진화된 모습이 느껴졌고.. 도시의 분위기는 서울과 유사했다. 물론 모든 것이 한자로 된 거리를 거닐다 보면.. 이곳이 일본의 도시로 느껴지기도 했다. (50여년간 일본의 식민지 였던 역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상당히 세련되고 서구적인 모습의 미인들이 매우 자주 눈에 띄었고.. 만나는 사람들의 영어 실력이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대단했으며, 만나는 사람들의 남녀 성비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 틀렸다. 상당히 강한 여성 파워를 느낄 수 있었다. 매우 기초가 튼튼한 느낌..

음식은.. 같이 가신 분이 상당히 미식가여서.. 좋은 경험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대만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소룡포(딤섬, 만두?) 전문집 딩타이펑 (鼎泰豊)을 첫 번째로 해서.. 생긴지 백년이 넘은 호텔 뒤의 유명한 국물 국수집 두샤오웨(度小月) , 그리고 대만 전통 음식점으로 유명하여 배용준도 한번 다녀 갔다는 음식점도 상당히 좋았다.(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 식당..) 그 외에 가 본 대부분의 식당들이 기본 이상을 하는 것으로 보아.. 대만의 음식 문화는 상당히 다양하고 맛도 한국인의 입 맛에 맞는 듯 하였다. 특히, 58도 짜리 그 술이 압권.. 많은 이들이 즐겨 먹는 술이라고 하는데 숙취가 없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한다.

대만은 생각보다(생각대로?) 그리 갈만한 곳이 많은 곳은 아니다. 세계 4대 박물관 중의 하나인 고궁 박물관만이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꼽히지만, 왠지 그 외에 추천되는 곳은 시간을 쪼개면서 까지 갈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룽산쓰(龍山寺), 스린(士林, 야시장), 중정 기념당, 국부 기념관, 싱텐궁(行天宮) 등이 그나마 가볼만한 곳이고 세계 최대 높이의 빌딩인 101 타워도 근래의 최고 명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고궁 박물관을 잠시 들러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 만족이다.

이번 출장은.. 상당히 편하고 즐거운 요소가 분명 가득할 수 있는 출장이었으나, 갑작스런 출장.. 준비가 덜 된 출장.. 틈틈이 공부해야 하는 출장.. 여럿이 간 출장.. 부족함으로 인한 불안이 가득했던 출장이어서 여러 가지 힘듬과 즐거움이 공존했던 출장이었던 것 같다. 좀 더 여유롭게.. 좀 더 성실하게 출장에 임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하지만.. 이 출장을 통해 새로운 사람도 많이 알게 되었고.. 대만이라는 나라.. 그리고 그 속의 많은 업체들의 힘을 보고 느낄 수 있어서.. 삶의 경험.. 일적인 측면에서의 성숙을 가져 올 수 있었던 좋은 출장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지나친 환전으로 누적된 대만 달러가 훗날 언젠가는 다시 활용될 날이 오리라 믿고, 같이 했던 사람들.. 새로이 만난 사람들에 대한 기억도 오래 갈 것이라 믿는다. 역시 사람은 보고 듣고 고민하는 것이 모두 제 살이 되어 돌아온다.. 그래서 힘든 출장도 그 가치가 있는 것일 것이다.

대만 가는 길.. 라운지에서...

2007.10.22

지난 8월 이후..
다시 이 자리에서 글을 남긴다.

월요일의 교통 정체를 걱정하며 일찌감치 길을 나섰다.
갑작스런 대만 출장으로..
아직 준비를 못 다한 것 같은 마음 가득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고.. 틈나는대로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래도 나름의 준비를 위해 토요일에 출근하여 때 늦은 퇴근을 하였는데.. 울산에 내려가 있는 후배의 예상 못한 전화에 늦은 밤 술자리가 펼쳐 졌고... 모처럼의 오붓한 시간을 너무 많이 갖는 바람에 거의 새벽이 되어서야 집에 이르고 말았다.
오전의 짧은 수면은 지극히 부족하여.. 오후 늦게 예약 해 놓은 영화 '궁녀'를 보는 것도 그리 온전한 상태로서는 아니었다.
그리고.. 반가운 후배와의 저녁과.. 차 한잔..

늦은 시간의 귀가 후.. 역시 그 여파는 커서..
미리 예정해 놓은 것들을 하기에는 금/토/일 생활의 에너지 소비가 너무 지나쳤고.. 피곤과 졸음이 엄습해 왔다.
업무적인 준비 외에도.. 출장 준비를 해야 하는데.. 옷을 다리고 하는 것조차 얼마나 많은 시간을 요하는가... 어쨌든 미처 준비를 마치기도 전에 잠이 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 새벽녘에 눈이 떠진 것도 이런 미진함에 대한 각성 때문일 것이다.

조금은 촉박하게.. 이런저런 준비물들을 챙기고.. 짐 정리를 한 후 길을 나섰고.. 예상보다 빠른 도착으로 조금은 여유있게 출발 전의 생활들을 즐기고 있다.
꼭 하나씩은 챙기는 물건들을 사고.. 라운지에 들러.. 빵과 음료를 먹으며 이렇게 글을 쓰는 것.. 기분을 가라 앉히고 차분함을 가져다 주는데 참으로 효과가 크다. 무선랜으로 이리 인터넷도 하고.. 회사 인프라에 접속해서 메일도 확인하고.. 또한 위성DMB 가능한 핸드폰으로 보스톤과 클리블랜드의 ALCS 최종 7차전(마쓰자카 선발경기)도 보고..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준 문명의 이기를 통해 이렇게 작은 의자에 앉아서도 원하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물질 문명이 가져다는 주는 또 다른 행복의 요소가 아닐 지 모르겠다.

대만이라는 나라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그리 매력적인 느낌을 주는 이름의 나라는 아니고..
아침에 확인한 날씨와 온도를 제외하고는.. 아직 그 어떠한 정보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일단 가봐야.. 그리고 막 구입한 Just Go 대만편을 대충이라도 읽어 봐야 감이 오겠지만.. 짧은 반나절의 시간이라도 그 나라를 느낄 기회가 왔으면 싶다.
온도를 보니 20도에서 27도를 왔다 갔다 하니.. 늦여름 날씨일 것 같고 들고 가는 옷들은 죄다 가을스러운 옷 들 뿐이니.. 더위로 고생을 하지 않을지..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나마 지근지척에 있는 나라이고 시차도 거의 없는 나라이니..
몸의 생체 리듬은 자연스레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일주일의 출장이 그리 길지만은 않게 느껴지는 것일지 모른다.

자.. 이제 출발..
아직 미지로 가득한 출장이지만..
동행이 적지 않으니..
많은 배움과 경험을 안고 돌아 오리라 기대한다.
　

- 싸이에 남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