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두 번째... 그 짧은 체류기..

2005년 3월 이후로 4년이나 흘러... 가까운 도시.. 동경을 찾았다.
당일 치기 출장까지 고려된 짧았던 출장.. 그래도 하루 전 밤에 도착하는 일정이라.. 아주 짧게 나마.. 밤 늦은 산책.. 아침의 이른 산책을 통해 이리 저리 둘러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물론 잠을 줄이는 작전을 써야 했지만.. 하루 정도야 어떠랴...

가깝지만 먼 도시 동경... 밤 도깨비 여행을 몇 번 시도하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겨울의 출장이라 매우 추울 줄 알았으나 날씨는 너무나 쾌청했다. 큰 대도시지만 이외로 공기는 맑고.. 역시 일본 나름의 고유한 맛은 그 어디를 가도 항상 살아 있다.

호텔은 Hotel Okura.. 록본기와 아카사카 사이에 있는 호텔인데.. 들어보니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 축에 끼는 그런 호텔이다.. Classic한 면에서 단연 으뜸이고.. 일본인 모두가 한번씩은 자려고 하는 호텔인데 역시 요금은 무척 비싼 듯 하다..
다행히 호텔 신라와 무슨 연계가 있는 듯 하고, 그래서 요금은 많이 할인이 된다고 한다. Samsung rate....

하네다 공항 도착 후...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역시 물가다...
환율이 1000엔 = 1만5천원 꼴이라.. 만엔을 환전해 간 나의 무지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호텔로 가는 택시 비용만 해도 6천5백엔이 예상이란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지하철 타고.. 갈아 타고.. 택시 타고 하면서 최대한 저렴하게 호텔로 갔다. 물론 시간이 좀 더 많이 걸린 셈..
먼저 하네다에서 케이큐 라인을 타고.. 시나가와로 간 후.. 거기서 야마노떼 센을 타고 에부시까지 간다.. 그리고 거기서 Hotel Okura까지 택시로..
공항에서 만난 너무나 친절하신 어느 안내원이 가르쳐 준 방법이다. 

호텔에서는 포터가 굳이 사양하는데도, 짐을 방까지 안내해 줬다. 어여쁜 아가씨 였는데, 영어가 특히 유창했다. 한 15분 정도, 호텔 주변에 가볼 만한 곳에 대해서 설명을 해준다. 농담도 하고.. 재미난 대화 였다. 팁을 좀 챙겨 줬는데, 원래 일본에서는 안 주어도 된다고 한다.

짐 정리 후 시계를 보니 밤 9시가 넘어간다. 그래도 여유가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 잠시 밖을 산책하기로 하고 길을 나섰는데, 날씨가 겨울 날씨 치고는 춥지 않아서 걸을 만 했다.
지도를 보니, 가까운 곳에 도쿄 타워가 있다. 한 20분 정도 걸으니 도쿄 타워.. 겉에서 보기에도 멋들어진다. 조금 적막한 감이 들기도..
그 밑에 이르니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 물론 입장료는 비싸다. 만5천원 정도 했는데, 문도 10시에 닫아서 불과 20분 정도 볼 수 있는 시간 이었지만, 또 언제 와보랴.. 그냥 한번 올라가 본다.
전망대에 올라가니, 도쿄 시내 전체 야경이 눈부시게 눈에 들어 온다. DSLR 카메라가 정말 필요한 시점. 아쉬움이 가득했다.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정말 투명하게 야경이 들어온다.. 어두운 실내로 인해 그 효과가 더 큰 듯 하다..
10시에 쫓겨나듯 나와서.. 록폰기를 걸어가 본다. 두 block 정도 차이를 두고 있는데, 언덕 길을 지나면 휘황찬란한 거리가 이어진다....
하지만, 길가에 수 없이 많은 소위 삐끼들 때문에 길을 걷는 것이 쉽지가 않다. 유흥가라 그런지.. 정말 많은 흑인 삐끼들이 접근을 해 온다. 귀찮을 정도.... 일행이 있었으면 술이라도 한잔 했건만.. 혼자간 것이라 그냥 한번 쭉 둘러보고 올 뿐이다... 다소 실망적...

그렇게 첫 날밤을 보내고.. 들어와서는 다른 부서 부장님을 만나서 일을 좀 하고.. 새벽 3시가 지나서야 잠에 든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아침 7시... 사내망에 접속해서 또 다시 꼭 챙겨야 할 일들을 한 후.. 아침 9시 쯤 1층으로 내려가 뷔페 조식을 한다... 매우 심플하게 차려진 아침.. 약간은 의외의 기분이 들긴 했지만, 아침으로는 충분...

배를 좀 가라 앉히려고, 호텔 주변을 산책하고, 잠시 지하철을 이용하여 시부야로 향했다. 2005년에도 와 본적이 있는 곳... 시간이 별로 없어.. 시부야 역 주변만 이리저리 걸어 본다. 역시 명불허전.. 많은 인파와 건물.. 쇼핑몰... 밤에 올 걸 그랬다는 후회가 살짝 들었다.
촉박한 기분으로 호텔로 컴백한 후, 짐을 싸고, 체크 아웃을 하고, 짐을 맡기고, 점심을 먹고 드디어 길고 긴 회의....
목적을 무사히 마치니, 생각보다 시간이 촉박하다. 게다가 하네다-김포로 가는 비행기의 waiting이 결국 풀리지 않았다. 완전 낭패였고, 일행과 함께 할 수 도 없었다. 다행히라면, 나리타-인천공항 비행기의 좌석이 하나 남았다는 것.. 급하게 예약을 하고, 나리타 공항으로 향한다.
하네다는 30분이면 가지만, 나리타는 1시간 반은 족히 걸리고, 러쉬 아워가 다가온다. 차 편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방황했지만, 다행히 호텔에서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 마지막 편이 한 대 남아 있었다.
급하게 버스에 오르니 오직 나 한 사람.. 괜히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
마음이 조급했으나, 다행히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았고, 이른 시간에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밤 11시 30분.. 이미 모든 버스는 끊긴 상태.. 결국 택시를 타고 김포 공항을 갔고, 거기서 다시 차를 몰고 집으로 올 수 밖에 없었다. 짧은 일정의 출장 치고, 너무나 해프닝이 많은 출장 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집에 무사히 도착했으니, 이젠 다 잊고, 역시 현실에 몰입해야 한다.
1박 2일.. 정말 짧은 시간인데, 뭔가 큰 경험을 한 것 같다.. 출장 자체도 그렇고...

나중에 시간이 되면 정말... 밤 도깨비 여행을 꼭 다녀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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